• 방송기술 20년사

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급속한 기술의 발전을 근간으로 급변하고 있으며, 특히 디지털 방송기술은 초고속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기술로서 그 어느 때보다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KBS방송기술연구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한국방송기술연구 20년사'를 편찬하게 된 것은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새로운 출발과 함께 매우 뜻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KBS방송기술연구소는 그래픽 문자발생기 PRISM과 같은 첨단 제작장비를 개발하여 서울올림픽 방송의 성공적 수행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HDTV CODEC, DTV 송신기 등 국산 전송장비를 이용한 지상파 디지털 HDTV의 성공적 실험방송으로 우리 방송기술 수준을 입증하였습니다. 또한 멀티미디어 제작환경의 중심이 되는 Non-linear 편집기를 개발하여 프로그램 제작능률의 극대화를 모색하고, 디지털 방송의 안정적 운용과 핵심장비의 국산화 추진, 그리고 차세대 방송 서비스를 위한 미래 방송기술의 연구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KBS는 본격적인 디지털 위성방송 시대의 개막을 선도하고, 지상파방송의 신기원을 이루는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여 '보편적 서비스의 고도화'와 '공공 이익의 실현'이라는 기본적 책무를 다하는 한편, 다매체 다채널 방송시대에 국민의 '정신적 그린벨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자 합니다. KBS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성년 KBS방송기술연구소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수도권 지역 시청자들은 아날로그TV보다 약 5배이상 선명한 화면과 CD 수준의 음질 및 입체음향을 갖춘 고선명TV(HDTV)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지털방송은 우리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막대할 뿐 아니라, 고품질·다채널·다기능·양방향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여 지식정보사회의 핵심인프라로서의 막중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방송을 통해 앞으로 시청자는 더욱 능동적으로 방송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방송사업자는 보다 많은 사업기회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디지털방송을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된 것은 지난 수년간 방송사, 산업계, 학계, 정부 등이 합심하여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순조로운 디지털방송 전환을 위해 정부는 디지털시설 투자와 HD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자금지원, 첨단 디지털방송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등을 적극 추진함과 동시에 디지털TV 수상기의 가격인하 및 보급형 출시를 지속적으로 촉진할 계획입니다.

우리의 디지털방송 정책 목표는 방송의 디지털화를 통해 방송·통신·인터넷을 융합한 지식정보사회의 핵심인프라를 구축하여 시청자 복지를 높이고 21세기 선진국가 구현에도 기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새로운 디지털 방송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방송기술의 발전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KBS방송기술연구소는 방송·통신 융합에 대비한 새로운 서비스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한편, HDTV카메라, 가상스튜디오, 비선형 편집기, DTV송신기 등과 같은 방송프로그램 제작·편집 및 송신에 관한 핵심기술의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습니다.

디지털방송의 혁명은 KBS가 선도한다는 시대적 소명의식과 자부심을 가지고 KBS방송기술연구소가 우리나라 디지털방송 기술발전을 선도해 주기를 기대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방송기술을 한 차원 끌어올린 KBS방송기술연구소와 방송기술인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방송'이라는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디지털 기술' 이라는 돌맹이는 호수 전체에 점차 큰 물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방송에 종사하는 우리로서는 '기술이 방송을 바꾸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방송기술의 미래를 생각하고 우리나라 방송기술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하며 KBS방송기술연구소가 설립된 지 어느 듯 20년, 기술연구소는 이제 우리나라 방송기술의 중심에 우뚝 서는 위치에 올랐습니다. 초기에는 작고 기본적인 한글 문자발생기와 비디오 파일 등의 영상장비 개발, TV 음성다중방송과 문자다중방송(Teletext) 등의 방송방식 연구로부터 시작하여, 가상 캐릭터 등 여러 가지 제작시스템 개발과 아울러 HDTV CODEC, 지상파 DTV 송신기/중계기 등의 국산화 개발에 이은 위성과 지상파를 통한 디지털 HDTV 실험방송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기술연구소는 우리나라 방송기술의 역사를 세우는 많은 연구업적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원천기술과 방송 소자 등 아직 우리 연구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방송기술 분야도 매우 많으며, 현업 방송에서 사용되는 방송기술 확보에도 미진한 것이 현실입니다.

제한된 인원과 여건에서 다양한 기대에 모두 부응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또 그 동안의 기간도 길지 않았지만, 우리의 방송기술 현황은 연구원 여러분들의 더 많은 노력과 창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는 국가기간방송에 속한 방송기술연구소로서, 국가적인 차원의 기술개발이라는 책무와 더불어 KBS내 방송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줄 수 있는 부서로서의 대내외적인 사명이 주어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희망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연구원 여러분의 분발을 기대하며 저 또한 기술연구소의 지속적인 발전과 보다 나은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기술연구소 개소 20주년을 기념하는 날을 기술연구소의 정체성과 위상을 재정립하고 향후 나아갈 목표를 재설정하는 기회의 뜻 깊은 날로 삼아, 공영방송의 기술연구소로서 국내 방송기술과 방송산업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세계 속의 방송기술연구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방송을 바꾸는 방송기술'로서만 아니라, 앞으로 방송기술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변혁은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바로 이 기회의 핵이 될 수 있는 방송기술의 중심에 여러분이 있는 것입니다. KBS기술연구소는 KBS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기술의 꿈이며 미래입니다. 다시 한번 기술연구소 개소 20주년을 축하하며, 기술연구소가 이제 세계 방송기술의 중심에 우뚝 서는 날을 그려봅니다.

16k 바이트밖에 되지 않는 메모리 칩에 큰 숫자를 기억시켜, 최초로 디지털 시계를 9시 뉴스 시보로 내보내면서 얼마나 흐뭇했던지, 또 그 메모리 용량은 얼마나 넉넉해 보이던지... 당시 돌쟁이 애가 대학생이 되어서 그저 간단한 레포트 작성을 하면서도 그 백만 배가 넘는 20G 바이트 하드디스크도 용량이 부족하다고 투덜거리는 이 시점에서 생각하면, 꼭 장난감 같아 보이는 그 간단한 장치가 원대한 미래를 향한 큰 꿈을 실은 작은 첫걸음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우리 KBS 방송기술연구소가 설립된지 20년이 되었습니다.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이기도 하고, 사람이라면 성인이 되어 뜻을 세워(立志) 확실한 앞날의 계획을 가질 나이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크고 작은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새로운 방송방식을 적용하는데 크게 기여한 과제도 있고 문자다중방송처럼 벌써 중단된 방식도 있습니다. 문자발생기처럼 수백 대가 현업에 배치되어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방송사에도 판매되어 적으나마 기술료 수입을 가져오는 개발품도 있고, 그저 한두 번 방송에 투입되고 폐기된 시제품도 있었습니다.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에서 7살짜리 연구소가 국제수준에 맞는 스포츠코더를 제작해서 수백만 달러의 외화를 절약할 수 있었던 자부심도 남아 있지만, 이웃나라 공영방송사의 방송기술연구소 공개행사에 가보고 부러운 기술 수준에 자괴감을 느낀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11월 5일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이 본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방송기술 연구개발 분야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축적된 경험에서 나오는 기술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창의적 사고에서 분출되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라디오방송이 시작되고 75년 동안 우리는 선진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대부분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먼저 시작한 기술이 갖는 프리미엄을 이겨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에서는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디지털 지상파방송 원년에 이제 갓 성인이 된 방송기술연구소는, 이 시기를 다시없는 기회로 삼고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방송기술을 확보하고자 하며 또 해야 하는 것입니다.

BBC와 NHK의 기술연구소가 1930년에 설립된 것에 비해 우리 연구소는 50년 늦게 시작했고, 그래서 일부 원천기술이나 소자기술 분야에서는 뒤진 부분도 많이 있지만, 디지털 기술 부분은 머지않아 반세기의 시간차를 반년으로 줄이고 나아가 나란히 어깨를 겨룰 수 있도록 모든 연구원이 애쓰고 있으며, 아울러 그런 날을 고대하면서 오늘도 늦은 밤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 다시 20년이 지났을 때, 그래서 오늘의 신입 연구원이 소장이 될 때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연구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말이 단순히 책머리의 인사말을 메우기 위한, 공허한 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변함없는 관심과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